며칠 전에 갑자기 추워진 날이 있었다.추위를 이기지 못하는 몇몇은 잎이 갈변했다. 옥잠화, 엔젤트럼펫, 바질, 무화과 ᆢ 사진을 못 찍었지만 봉선화도 서리 맞고 명을 달리했다. 이제 월동 준비를 해야하는 때인것 같다.
와송 꽃대로 차를 만든단다. 와우! 어머님은 별걸 다 하신다. 텃밭에 무와 쪽파는 김치 담그고, 매실씨는 과육을 잘 분리한 다음 말리고 모서리를 다듬어서 베개 속으로 쓰면 좋다. 메리골드 꽃차는 눈 건강에 좋다고 하니 열심히 마셔야지.
한옥 담장 바깥에 구기자가 조롱조롱 달렸다. 몸에 좋은것이니 정성껏 수확한다. 이거 따는게 조금 성가신게 작아서 따다가 손가락 사이로 많이 떨어뜨리게 되거든. 잘 골라서 건조기에 말려야지.
가을의 상징 국화. 노랑국화가 개화했다. 이름도 모르는 별같은 작은 흰꽃. 잎은 쑥갓처럼 생겼는데ᆢ 그리고 내가 소듕히 파종하여 키운 황철쭉은 날씨가 추워져서 누렇게 단풍아닌 단풍이 졌다. 저러다 죽는건 아니겠지? 집에서 키우는 황철쭉은 이상개화까지 했는데 환경 영향을 받아 사는게 자연이지.
붉게 물든 와송 위에 나 찾아봐라 하는 방아개비 두마리. 숨은 그림 찾기 놀이 하는군 ㅎ. 아로니아 잎장은 거의 남지 않았는데 그나마 남은 잎장은 벌레들이 까맣게 붙어있다. 오마이갓! 중정에 꽃무릇 알뿌리를 빼곡하게 심어 놓고 가을이 오면 개화할거라며 들떠 있었더니 개뿔? 꽃은
건너 뛰는가봐. 잎은 파뿌리처럼 잘도 나왔군. 내년에는 개화 꼭 해야지. 제발~ 플리즈~기대할게.
오색동백은 내년에 꽃을 피우기위해 부지런히 꽃봉우리를 주렁주렁 매달았네. 이 동백은 귀한거라 씨방도 소듕하게 수확해서 화분 흙에 묻어 놨다. 그리고 사과대추씨도 나란히 묻어 놨으니 때가 되면 타파하고 파종해야지.
아름드리 밤나무 아래 텃밭. 해는 뉘엇뉘엇 서쪽으로 저물어간다. 해가 짧아져서 낮에 일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텃밭에 고구마를 심어서 무성하던 때가 엊그제인데 지금은 다른 거를 이것저것 심었고, 무는 연두색 속살을 내밀었다. 물을 자주 주면 더 클텐데 ᆢ 텃밭 한 켠에 더덕 파종해서 밟을까봐 줄 쳐놨다.
몇주에 걸쳐 화장실 바닥 타일 공사를 했다. 오늘로서 배수구 트랩(유가)을 시공하고, 줄눈 변기 주변 테두리 백시멘트로 마감했다. 굳는데 하루 이상 걸리니까 아직은 물 사용하면 안되지만 다음부터는 추운데 야외수돗가에서 씻는거 안해도 되겠다. 시멘트 바닥에서 타일 시공하니 엄청 깔끔해 졌다. 여름에 샤워도 하려면 벽이 샌드위치패널인데 물 뿌리면 녹이 날 수 있다. 내년 여름이 오기 전에 벽면 타일공사 예약.
밤나무 텃밭에서 마당으로 올라오는 작은 계단에 쪽문을 만들기로 했다. 기둥을 세우기 위해 땅 파기. 30cm쯤 파려고 하는데 앗? 돌이 있어서 그만 파야겠다. 이것도 땅 파는게 노동이다. 깊이 때문에 호미도 불편하고, 모종삽 하나로 파고 흙 퍼내고 반복반복. 깊어질 수록 자세가 점점 낮아지니 처음엔 앉은뱅이 의자 놓고 했지만 나중엔 맨바닥에 철퍼덕 앉아서 했다. 그래도 허리야~~ 땅 파는 동안 단순 노동이지만 복잡할게 하나도 없고 머리는 맑아지는게 나한테 맞나봐. 이게 ㅎ 다음 작업은 시멘트 붓고 기초철물 심어서 양생해야 한다.
사정이 있어서 지난 주에 못 와봤더니 많이 변한거 같다. 날씨는 추워 졌고, 겨울이 코앞인게 눈에 보인다. 겨울 동안 일거리가 좀 한가할때면 주변에 가볼만한데가 더러 있다는데 눈 좀 돌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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