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문 앞에 오색동백이 있기때문에 시골집에 도착하자마자 가방도 못내리고 씨방부터 확인했다. 이쯤 수확해야 한다는걸 아는데 한동안 신경을 못 썼더니 마음이 조급했다. 벌써 다 떨어졌으면 어쩌지? 대부분은 씨앗이 탈출하고 껍데기만 남았다. 다행히 몇알 건졌다. 휴~~

어머님이 여러날 동안 고생하셔서 보일러실 벽을 쌓았다. 고르게 쌓아 올린건 아니지만 작년 겨울에 보일러 몇번 쓰지도 못하고 동파된 생각하면 이걸 해내야만 했던 동기가 확실하다.

조금씩 하다보니 오랜 시간 걸렸지만 완성은 아니다. 조금 틈새가 남아서 작업을 더 해야 한다. 이만큼을 하기 위해 시멘트 한 포를 튿어야한다. 여기저기 덧댈 부분 이참에 하지뭐. 신경 안 썼는데 천정 서까래는 그을음으로 까맣구나. ㅎ

무화과 나무 아래 수선화 밭을 일부 팠다. 구근을 캐서 서쪽정원 둘레 앞자리에 옮겨 심었다. 그 자리에는 구절초가 눈이 부시게 피었었는데 난 어째 타이밍을 못 맞추고 만개를 보지 못했다. 지금은 수선화를 심기위해 쓰러져 널브러진 구절초를 파서 언덕배기로 옮기고 ᆢ 아고 ᆢ 이중 작업. 어머님은 구절초 심고 난 수선화 심고 동시에.

튤립 구근을 캐서 양파망에 건조 시켰다. 미리 캐지 않았으면 올 여름같은 장마에는 다 썩어서 형체라고는 남지 않았을것. 여튼 서늘하게 걸어 두었던걸 이제 꺼내서 심어 주었다. 큰거는 구멍 하나에 한개씩 작은건 한구멍에 두어개씩. 처음 심을땐 종류별로 이름표 달고 심었는데 수확할때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구별 불가가 되어서 이젠 막 심었다. ㅋ 어쩔수 없잖아. 서쪽 정원 제일 좋은 자리. 잔디 깍아서 말려둔 건초 이불 덮었다. 내년 봄에 보자.

대림표 장미 콘스탄스를 구매했다. 여러 사람들 후기로는 화분에 2주가 있더라는 소리를 듣고 내것도 혹시나 하며 화분을 엎었더니 1+1이였던것. 그래서 하나는 집에 두고 하나는 시골집에 데려왔다. 튤립 밭 한자리에 콘스탄스를 심어주었다. 조기 표시한 것이 장미여. 잘 심었다고 뿌듯하게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생각하길 앗! 물을 안 줬네! 뭐 큰 일이야 나겠나싶지만 애지중지 장미를 물을 안맥였다니 ᆢ워매 어째쓰까이~

기단 아래 화분들은 햇볕은 잘 드는데 오는비를 먹을수가 없어서 늘 이렇게 목이 마르다. 오자마자 화분애들 목축이는게 첫번째 할 일. 처음 물을 주면 시원하게 받아먹지 못하고 토해낸다. 조금씩 줘야 하는데 마음은 급하고 ᆢ흙은 바짝 굳어서 물을 흡수하지 못하고 흘려버리는것. 그래서 집에 오기 전에 다시 물을 먹인다.

올 여름은 이상 고온기가 길었고 장마도 길었다. 역시 해충도 살만하니까 확 늘었다. 주변도 마찬가지다. 옆에 할매가 우리집 뽕나무 벌레때문에 자기네 피해 본다고 나무 벼버리라고 했다. 아무 뎃구는 안했지만 사실 여기저기 다 사정은 매 한가지. 헤이즐넛 갈색으로 수분기 하나 없는 잎맥만 남은 잎사귀 몇개 달고 있다. 이미 다 해드셨네. 하늘은 이 와중에 파랗게 이쁘구나. 둥시감은 곶감 만들겠다며 심었는데 아직 결실기는 아니지만 그나마 벌레충이 다 해쳐먹는중. 내가 여기서 벌레를 몇마리나 전정가위로 갈라죽였지만 이게 소용 있을까? 미니사과 루비에스도 역시 피해를 입었고, 범인은 너.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도 더 많을것. 에혀~

댑싸리가 한 쪽 해가 잘 드는 곳은 파랗고 덜 한 쪽은 빨갛게 물이 들었다. 대비가 심하군. ㅋ 이것도 신기하네. 오~바케쓰에 심은건 단지내 어린이집 화단에 마가렛을 줄지어 심었더랬다. 오며가며 때를 보다가 채종해서 심었더니 요렇게 됬다. 어차피 어린이집은 때되면 시기별로 꽃을 심었다가 지면 뽑고 다른거 또 심는데 다 시들은 꽃 좀 끊었다고 큰일 날 일은 아니지않나? 아 몰라. 내 손이 그랬지.

에덴로즈는 잘 크고 있는데 역시 누군가 잎사귀를 뜯어먹었다. 절화 출신 젤라또는 예쁘게 핀 것을 못 보고 이렇게 지는 모습을 보게 됬다. 아쉽다.

구절초가 아직 조금 남았다. 거의 다 져버리고 키가 커서 늘어진다. 중정에 있는 것들은 마지막 자태를 담아보자. 메리골드는 키가 작아서 보기가 좋구나. 짱짱하게 그리고 고급진 화색으로. 텃밭에도 메리골드가 많이 있는데 꽃차 한다고 끊어 왔다. 물 끓일때 조금씩 넣는다. 이게 눈에도 좋다며 ᆢ

원목 좌탁은 누가 버린걸 주워 왔다. 다리 부분이 조금 썪었고 애들이 낙서를 좀 했더라구. 그걸 벗겨내고 바니쉬 칠을 했다. 반광이라 칠을 해도 티도 안나지만 물기에는 강해진다. 방안에 들여서 월동이 안되는 화분들을 얹어 놓을 생각이다. 강남콩을 수확했다. 호랑이 강남콩이랑 섞여있다. 난 콩이 좋으니까 ᆢㅎ

대형 호박 우산 길이를 보면 얼마나 큰지ᆢ 핸드볼만한 애호박이 가을이 되니까 더 맛있다. 어떤건 얼마 전에 비가 와서 떨어져 소멸중이다. 며칠 후에 추워진다고 해서 서리 내리면 호박 못먹는다고 다 땄다. 더 남아 있는게 있으려나?
거의 한달 가량 쉬는 날마다 사정이 있어서 시골집에 못 왔더니 시골집 생각이 많이 났다. 그 사이에 어머님은 몇번 오가면서 몇가지 하시던 일을 했지만, 어제 비가 왔고 가을비는 한번 올때마다 기온이 떨어진다고 마음이 급하다. 밭 정리를 해야 양파랑 마늘도 심을텐데. 날씨 좀 추워지면 곰국 끊일 생각도 하고 있다. 이번 겨울은 얼마나 추우려나? 매해 겨울은 전반적으로 기온이 오르고 있는데 가끔 규칙적이지 않게 북극의 찬 기온이 확 내려와서 극강 추위를 불고 갈때가 있다. 이런때 냉해를 많이 입는다. 지금 동백 꽃눈이 제법 달렸지만 강추위가 불면 꽃눈이 냉해를 입을 수 있고 봄에 꽃을 제대로 볼수 없다는 뜻이다. 작년에도 그랬다. 이렇듯 겨울이 다가오고, 겨울 대비를 서서히 해야 한다는 뜻이다. 겨울 잘 보내도록 미리 바스락 거릴란다. 하늘은 맑고 예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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