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란이 거의 다 썩었었는데 캐서 분주하고 4~5년만에 겨우 꽃이 피었다. 꽃송이가 큼지막한게 이쁘구나. 오늘의 꽃이야.

보라 매발톱, 분홍 매발톱 꽃이 피었다. 노랑이도 있었는데 사진을 안 찍었나봐.

둥굴레 꽃이 방울방울 달린 것이 참 순수하구나.

민들레가 하도 많아서 바람 한번 일때마다 하얗게 꽃씨먼지들이 날린다. 흰색 민들레도 많은데 노랑이가 압도적이다.

로즈마리는 점점 많이 피고 있다. 오늘도 한번 스다듬어 주었다. 황철쭉이 꽃봉오리를 달았다. 본채 서쪽에 회양목 그늘 아래서 나름 크고 있다. 아직 연두색인 것이 꽃봉오리 아닌줄 알았다. 파종해서 키운 거라 애착이 간다.

능소화를 처마 기둥에 엮어주었더니 멋지게 꽃도 피고 잘 살았다. 올해도 새순 내고 작년보다 더 풍성하게 크겠지. 바깥 정원 소나무 아래 흰수선화가 한 무더기 있다. 매번 저게 무슨 색 꽃이였더라? 하는 것이 내 자신에게 못마땅해서 사진으로 남겨 봤다. 멀리서 찍었다고 꽃은 뵈지도 않네.

황매화를 원래 자리에서 뽑아다가 밭 테두리로 옮기는데 다 못하고 때를 놓혔다. 원래 자리에서 꽃피는 황매화. 진분홍 철쭉. 솔직히 연산홍과 구별을 못하겠다.겨울에 낙엽이 졌으니까 철쭉인가 싶은데 ᆢ여튼 어머님 눈에는 부캐같다 길래 한 장 찍어봤다. 색감 좋구나. 튤립이 몇개는 지고 몇개는 남아 있다. 꽃대를 잘라 주어야 꽃대로 갈 영양분이 뿌리로 모여서 자구 형성에 도움된다고 해서 아까운 마음 버리고 댕강댕강 잘라줬다.

보일러실 문짝 만들기. 주워다 놓은 누군가의 침대였을 원목 판재를 재단 한다. 가로대 4개, 세로대 2개. 대충 위치를 잡아 봤다. 지난번에 원형톱 선이 톱날에 끼어서 A/S 받았다. 서비스 받느라 생각지도 않게 지출을 했다. 생각할수록 내 자신에게 어이없지만 서비스는 깔끔했다. 그리고 내 톱질 솜씨는 조금씩 늘고 있나보다. 왱하니 돌아가는 기계 소리가 겁이 안나니 말이다. ㅎ 목재를 사이즈에 맞게 커팅하려고 옆에 굴러다니는 박스 종이에다 산수를 한다. 그렇게 해도 실수해서 잘 못 자른 목재는 못 쓰게된다. 신중하게 ᆢ요리조리 검산도 하고 목재에 자를 부분 표시를 여러번 다시 본다.

목심 박는걸 도웰링이라고 하는데 목심은 사서 쓰면 되고, 도웰지그라는 도구로 정밀하게 목심이 들어갈 자리를 깎아낸다. 도웰포인트(뭉둑한 압정같이 생겼음)를 목심 자리에 끼우고 반대쪽에 목재를 눌러주면 데칼코마니 원리처럼 반대쪽 목재에 눌림 표식이 생긴다. 눌림 표식 있는 곳에 목심자리를 속으로 깎아낸다. 그리고 목공용 본드를 구석구석 바르고 목심을 양쪽으로 끼워 박는다. 이게 목재 결합을 견고하게 하는 방법이다.

문짝 가로대 세로대 목재를 결합해서 어느정도 형태가 나왔다. 목재 결합은 본드가 다 굳도록 클램프로 조여 놓는다. 하루 이상 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자세히보니 한군데 결합이 심각하게 오차가 생겼다. 이론 상으로는 도웰링이 정교하게 나오겠지만 실제로는 사람 손이 정확하게 따라가지 못한다. 이것도 숙련이 되야 하는가보다. 그런데 살면서 도웰링을 얼마나 한다고 숙련인가 되는대로 하는거지.ㅎ 그 동안도 자세히보면 삐뚤빼뚤한게 한두개가 아니잖아. 오늘도 나는 열심히 뚝딱거리면서 잘잘잘 했다. 손목은 며칠 전부터 좀 안 좋았는데 오늘 좀 더 안좋아졌다. 손목 운동하는 기구도 있는데 귀찮아서 잘 안하게 됨. 합판을 덧대어 문짝 완성하면 된다.

잠시 툇마루에 앉아 바지 아랫단이 송화가루가 노랗게 묻은걸 봤다. 작업 시작하기도 전인데 흙도 아니요 목재 가루도 아니요 송화가루 본격적으로 날릴 시기가 왔다는 것. 툇마루에서 문간채 너머 보이는 밤나무 새순을 틔우느라 파릇파릇 하구나. 옆집 아저씨는 토끼장을 만들었다. 들여다보니 흰토끼 두마리가 뻘건눈으로 나를 노려본다. 나 무서운 사람 아님..
오늘은 시골집에 들어가서 깜짝 놀랐다. 지난 주에 허리가 휘도록 잡초를 뽑았는데 더 많아졌다. 이제는 일주일에 한번 잡초 뽑는것 보다 잡초 자라는 속도가 앞지른다는 것이다. 이제 정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아직 파종할것들도 있는데 ᆢ어머님 생신이라고 저녁 푸짐하게 먹고 생일 선물로 꽃모종과 명이나물 모종을 드렸다. 며칠 전에 가까운 화훼단지 구경가자고 했더니 미세먼지도 심각하고 돈 아끼라면서 지금 있는것이라도 잘 키우자고 하셨지만, 난 그럴수 없어서 인터넷으로 쇼핑을 했다. 속으로는 괜한데 돈 쓴다고 뭐라하실까봐 걱정도 됬지만 어머님은 꽃을 사랑하셔서 ᆢ 다행히 좋아하셨다. 마침 생신날 맞춰 택배도 도착했다. 감사하게도 ᆢ 한산한 마트에서 유기농 채소도 얻어왔다. 오늘은 내 할일 하느라 어머님 뭐하시는지 보지도 못했다. 어느 밭구석에서 많은 일을 하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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