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과 시간. 일을 시작하기 전에 정원을 바라보며 봄을 즐긴다. 아파트에서 얼마나 이 시간을 기다렸던가? 집에 있는 화분을 가져와서 분갈이 해주고, 트레이에 파종한 오스테오펄멈(별명:할멈ᆢ 이름이 어려워서 펄멈이라고 부르는데 누구에게는 할멈이라고 들리는가보다 ㅎ)은 화단 곳곳에 이식하기로 한다.
둥굴레꽃이 조롱조롱 달렸다.청초한 흰꽃이 필거다. 담쟁이 새순. 흰/노랑 민들레. 조팝나무 꽃은 좁쌀 처럼 폈네. 화살나무 새순. 나무가지가 화살촉 같이 생겨서 화살나무란다. 새순은 따서 데쳐서 무치면 맛있다. 지금 이때가 아니면 먹을수가 없다.
홍단풍이 씨앗이 날아들었나 제멋대로 아무 자리에서 허락도 안받고 크고 있다. 좀 더 크면 적당한 자리로 옮겨야겠다. 매발톱 꽃은 꽃받침에 가까운 잎장에 매 발톱처럼 갈코리가 있어서 이름이 붙은거같다. 수선화는 이제 지는 꽃이고, 그 자리에서 피는 꽃은 미니팬지. 보라색 미니팬지는 앙증맞게 생겼고 앞으로 한동안 피고지고 하겠네.
본채 툇마루에서 쪽문 바라보는 정원에는 꽃잔디가 예쁘게 폈다. 열심히 끈어다가 분주해 주었더니 많이 번졌다. 사진으로는 분홍 꽃잔디가 확 눈에 띄지만 쪽문 계단 아래는 흰꽃잔디가 대세다. 흰색이 더 분주도 잘되고 겨울에도 아늑한 자리(돌 틈새)에서는 계속 피고지고 한다. 언덕(산성자락)에는 아직 남은 황도복숭아 분홍꽃이 바람에 꽃잎을 날리며 존재를 알린다. 대문 밖 정원은 조금 늦게 피는 흰수선화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주변에 명자나무들, 엄청 큰 백철쭉은 아직은 꽃소식이 없지만 때가 오고 있다.
완두콩 심은데 망씌우기. 지주 세우고, 시중에 오이망이라고 파는게 있는데 그거 씌우면 된다. 오이망은 정리를 잘 해야 엉키지 않게 끈어 쓸 수 있다. 청경채, 봄동, 갓 밭을 엎었다. 다 뽑아서 흙을 엎고, 이번에는 페츄니아 씨앗을 심었다. 블친님이 나눠 주신 씨앗인데 이제야 밭에다 심는다. 씨앗이 티끌만하게 작은데 바람 불어서 날려 어디로 사라진다해도 이상하지 않을거 같다. 하지만 종류별로 이름표 붙여 파종했으니 이쁘게 발아해주길 바래본다. 어느 정도 크면 적당한 자리에 옮겨 주기로 한다.
열심히 벽 바르기. 문간채 작은방 북쪽바깥벽. 이제 벽 바르는건 꽤 잘 한다. 내 생각이지만 ᆢ
문간채 작은방 남쪽바깥벽. 역시 흰색으로 벽을 바르니까 깔끔해졌다. 한두번은 더 발라야 할거 같다. 서쪽벽도 발랐는데 사진을 못 찍었네.
문간채 작은방 아궁이 옆 창. 아궁이는 매웠지만 나중에 복원하기로 하고 여튼 그 옆에 환기되는 창이 있다. 이것도 매울까 생각 중이다. 툇마루 끝자락이 마루장이 없다. 치수 재서 끼워 넣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공부해야 한다. 치수는 벌어져서 그런지 이쪽저쪽 길이가 다르다. 고민고민 ᆢ
대문짝에 어느 벌레의 알인듯 붙어 있다. 이것들이 나무를 상하게 하는가 싶어서 떼어버렸다. 본채 툇마루에 앉아서 대문을 바라보며 고민에 싸인다. 저 대문짝은 또 어찌할꼬 ᆢ 대문 밖 정원에 황금측백나무가 빛이 난다. 완두콩밭 옆에 파종판은 조릿대 잎을 꺾어다 덮었다. 약간의 보온 보습 효과를 기대한다. 새싹이 노지에서 아무런 보호도 없다면 잘 자라지 못할까봐.
더덕이 눈이 몇개인지 이십년은 되었을거라는 말. 오~~ 닭 백숙을 먹어야 하는건가? 인삼보다 낫겠다. 돌나물,홑닢나물(화살나무 새순), 시금치, 상추, 비비추 새순, 쑥 ᆢ 많이도 땄네. 시골집에서 여러가지 야채와 나물들이 있어서 좋다. 이런것들이 몸에 얼마나 좋을꼬. 건강에 얼마나 좋은지 일일이 다 기억하지는 못해도 자연과 함께하는 먹거리와 일상은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 주말은 근무를 바꾸어서 이틀을 시골집에서 보낸다. 할일도 많고, 볼것도 많고, 생각할것도 많다. 월욜 오후부터 비온다 했으니 파종 시기는 나쁘지 않은거 같아. 매일 똑같은 일상인데 변화가 있는 자연은 심심하지 않아서 더 좋다.
'좌충우돌 한옥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좌충우돌 한옥 일기 210425 (0) | 2021.04.26 |
---|---|
좌충우돌 한옥 일기 210418 (0) | 2021.04.19 |
좌충우돌 한옥 일기 210404 (0) | 2021.04.04 |
좌충우돌 한옥 일기 210326 (0) | 2021.03.27 |
좌충우돌 한옥 일기 210313 (0) | 2021.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