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골집에 와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커피와 빵을 먹는다. 그 유명한 믹스커피. 그리고 고생스럽지만 반죽해서 직접 만든 식빵. 어우 햇볕 좋은 평상에 앉아 맛있게 먹으니까 좋구나. 이제 일 좀 해볼까?

이번 겨울이 엄청 추웠지. 자세히 보니 동백 꽃눈이 일부는 동사하고 일부는 살아 있는거 같다. 나무 꼭대기는 찬바람에 직접 노출되서인지 거의 가망이 없는듯 보인다. 그래도 예쁜 꽃을 보여줘. 부탁해. 기대할게.

수선화가 꽃대를 올리는 중이다. 봄 소식이 반갑다. 아무리 추웠어도 입춘이 지나고 우수가 지나니 자동으로 반응이 오나봐.

꽃무릇은 겨울에 파릇파릇 하더라. 팬지는 꽃도 피고지고 있네. ㅎ 흑종초도 밭에서 당근처럼 크고 있네. ㅎ 신기하게도 봄을 아는 자연.

상추는 언제 뿌렸었나? 마늘은 건초 이불 속에서 쏙 올라왔궁 상사화도 새순을 올리는구나. 싱기방기

튤립 구근을 지난 가을에 심어놓고 고양이들이 땅을 파헤칠까봐 망을 씌워놨는데 그 속에서도 봄 소식을 알린다. 나름 구근을 구분했다고 생각하는데 이젠 이름표고 머고 모르겠다. 이쁘게 꽃을 피워주면 좋겠다.

밤나무 아래 황매화 군집을 조금씩 캐어서 밭 가로 옮긴다. 몸살도 없이 옮겨 심어도 잘 사는 황매화. 황매화가 있는 자리가 애매해서 다 옮기고 나면 꽤 넓은 자리가 생길거 같다. 이거 캐느라 실갱이했다고 몸살이 날수도 ᆢ

파릇파릇한거 사이에 삐쭉빼쭉한 갈색 뭔가가 냉이였어. ㅋ 냉이. 언덕 배기에 있는 매실 나무 꽃눈이 닥지닥지. 사진 촛점이 안맞았지만 어쩔. 작년에 가지치기를 했으니 많이는 아니여도 조금 매실을 달겠지.

입춘대길 건양다경 ᆢ 글을 써놓은지 한참 됬는데 이제사 붙였다. 한지가 싸구려라 잘 찢어진다. 붙이다가 엉망되서 다시 붙이기도 했다. 여분으로 넉넉하게 써두길 잘했다. 내가 쓴건 아니지만 ᆢㅋ 광에 문짝은 띠장 간격때문에 띠장을 덮어 붙였다. 부엌문 입춘첩은 빗장때문에 테두리 쪽으로 치우쳐서 붙였고, 대문은 사선으로 붙였다. 문짝 사정에 맞춰서.

시나브로 해야하는건 쓰레기 치우기. 재활용품과 쓰레기 분류해서 조금씩 버린다. 봄이 오니 슬슬 움직여 보자.
시골집에 가면 감자를 심으려고 했는데 텃밭은 땅이 얼어서 심지도 못했다. 속에서 올라오는 것들은 힘도 좋은가봐. 겉에서 파려니 안되겠던데 ᆢ 보일러는 아직도 가동을 못하고 있다. 오늘 날씨가 추우면 얼른 왔어야 했는데, 다행히 움직이면 속에서 열기가 나서 사브작거리기 좋았다. 어머니는 냉이 조금 캐서 집에 와서 다듬는다. 시골집 다녀오니 그 동안 집에만 있다가 기지개를 켰다. 몸을 움직였더니 고되긴 하지만 행복했다. 오늘 일상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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