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나로사가 1년이 넘도록 뿌리를 못내리고 쭈그러진다. 이제 가망이 없는걸까 생각하다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어항에다 물꽂이를 한다. 철끈으로 고리를 만들어서 살짝 뿌리만 물에 닿게 고정했다. 뿌리에서는 살짝 칡뿌리 냄새가 나긴 했는데 될까?
물에 둥둥 떠 있는 대형 마리모. 이게 수초 일종이라는데 작은 수초 개체들이 물결에 의해서 둥그랍게 덩어리로 엉키면서 덩치를 키운다고 했다. 그런데 어항에서는 물결이 없으니까 인위적으로 수초들을 뭉쳐 줘야 한다고 했다. 대형 마리모에서 탈락한 수초 부스러기들이 바닥에서 새로이 자란다. 어항 바닥에 부하게 보이는 수초들을 모으고 모아서 동그랍게 뭉쳐 주고 질긴 머리카락으로 고정시킬겸 묶어놨다. 그리하여 탄생한 애기마리모. 대형 마리모는 광합성 하고 생성된 공기방울들이 섬모 속에 끼여있어서 부력이 생겼다. 가라 앉을 생각을 안하고 계속 부상 중이다. 둥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