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안블루 5세 수컷: 로미
품종 없음. 2세 수컷: 럭키(어느 날 눈도 못뜬 버려진 고양이를 주워다 키웠더니 이만큼 자랐다.)
주인 발 밑에서 아양 떠는 모습
말티즈 계통의 잡종. 6세 암컷: 쿠키(친척 분이 키우다가 입양함)
예전엔 예쁘게 온갓 치장하며 살다가 우리 집에서는 너무 프리하게 산다.
로미는 처음에 데리고 왔을때 심한 질병이 있었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켁켁대는 것이 심상치 않았고
아궁이에 불지펴주며 따뜻하게 보살펴 주어서 겨우 살아 났다.
멋진 자태가 정말 죽여준다.
그런데 이 녀석은 수컷이 아니던가!
좀 살만하니까 집 밖으로 나다니게 되었다.
고양이들은 영역을 만들며 내 구역에 다른 수컷이 들어오면 경계를 한다지?
로미는 점점 힘이 세어져서 우리집 근방에 얼씬하던 다른 고양이들을 다 몰아 냈다.
이렇게 영역 관리에 힘을 쓰던 중에
럭키가 들어 오게 된것이다.
처음엔 너무 작은 고양이라 걱정했는데
다행히 쿠키강아지가 모성이 있는건지 럭키를 잘 보살펴 주었고,
장난도 치며 잘 지냈다.
로미는 아기고양이의 존재를 신경도 안썼다.
다행이다.
이렇게 한동안은 잘 지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럭키는 청년 고양이로 자라게되었고
영역관리하다가도 집에 들어와서 밥을 먹던 로미는
이제 럭키를 슬슬 건드리게 되었다.
점점 커진 럭키가 자기 영역 내에 있는것이 못마땅한 거지.
로미가 럭키를 못살리니까 강아지럭키는 로미를 향해 짖기 시작했다.
자기 새끼 같은 럭키를 건드리니까 싫은거지.
하루도 편할 날이 없이 서로 으르렁거리고
집 마당을 이리저리 쫒고 쫒기는 전쟁이 되풀이 되었다.
럭키 쫒기는 삶에 지쳤는지 조금이라도 긴장이 없는 시간에는 잠만 자고
놀지도 않고 쥐잡기도 게을리한다.
불쌍한 럭키
하루는 로미가 럭키를 할퀴고 전쟁을 할때 쿠키도 같이 덤비다가
사고가 났다.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싸움을 말리러 집 식구들이 달려갔는데
이미 럭키와 쿠키는 엄청난 참상을 입었다.
로미는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이 더운 여름에 상처는 아물지 않고 곪아서 열이 나는지
먹지도 못하고 병이 들었다.
럭키는 상처가 웬만큼 아물어서 다행인데 쿠키는....심각하다.
털을 깍여서 시원하게 해주고 약을 먹이고 돌봐 주었지만 아직도 낫지 않았다.
오히려 건강은 더 나빠지고 털이 흉하게 다 빠지고 겁에 질려서
집 밖으로 나오지도 않는다.
밥도 잘 못먹고 이러다가 죽는가 싶었다.
애들 아빠는 더이상 이 전쟁을 지켜 볼수 없어서 결단을 내렸다.
사라졌던 로미가 밥 먹으러 다시 집을 찾았을때
붙잡아서 케이지 안에 넣고
차로 20분쯤 떨어진 어느 마을 산에 풀어주었더니
뒤도 안보고 가더란다.
마음은 안쓰러웠지만 로미는 강하니까 어디서든 잘 살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잘 가라... 로미....
멋진 로미를 보내야만 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집 동물가족을은 겨우 평화를 찾았다.
럭키는 여전히 아양 떨고 쿠키는 식욕을 찾으며 기력을 회복하는 중이다.
그런데 어제 로미가 돌아 왔다.로미가...
차로 20분쯤이라지만 시골길이라 여러 마을을 지나야 하고
냇물도 있고 도로도 지나야 하고 다른 큰 동물들고 있었을텐데
도저히 올수 없는 곳에 놔 주었는데
로미는 집을 찾아 왔다.
사람이 눈을 가리고 20분 떨어진 낯선 곳에 떨구어 놓고 집을 찾아 오라면 올까?
누군가에게 여기가 어딘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물어 보지 못한다면
숲에서 아무 정보도 얻지 못한다면
사람이라도 찾아 오기 어렵겠지.
로미는 분명히 집으로 오다가 다름 놈의 영역에 걸려서 싸움질도 했을거다.
우리가 알수 없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이기고 돌아왔다.
22일 만에...집에 돌아 왔다.
생각할수록 신기하다.
반가운 마음도 잠시 집엔 또 다시 이상 기류가 흐른다.
이 번엔 로비를 버릴수 없다.
이렇게 먼 곳을 집이라고 찾아왔는데 어찌 버릴수 있을까?
평화는 없다.
이제는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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