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한옥 일기 241025

노랑나비는 첫 꽃잎을 다 떨구고 다른 꽃봉오리를 준비하고 있다. 이름은 노랑나비인데 연한 살몬색으로 피었다. 날씨가 서늘해져서 그런거라 생각한다. 꽃이 진 가지는 잘라서 삽목방에 꽂았다. 날씨가 선선해서 삽목도 잘되겄지?

엠마누엘은 만개했고, 그 속에 풍뎅이가 들어갔는지 까만 점이 보인다. 콩스2호 이번에는 연한 분홍이. 레드에덴은 꽃잎이 상처가 났는데 더 이상 개화를 하지 못하고 저 상태로 멈췄다.

덤(마소라인듯)으로 받은 장미, 마담굴리아, 콩스, 레드에덴 꽃봉오리를 올리고 있다. 사계 장미들은 서늘해지니까 개화를 더 잘하나봐. 기대 된다. 하나같이 사진 초점이 엉뚱하냐?

이번에 나눔 받은 미니주황장미. 첫 꽃인데 아마도 다홍색에 더 가깝지 않을까 의심하고 있다. 절화출신 젤라또가 예쁘게 꽃봉을 달았다. 며칠 후에 개화할거 같은데 개화시기때 얼굴 볼 수 있으려나? 코씨네 쥬빌리는 꽃봉이 애매하다. 조금 변형이 생긴거 같아. 제대로 개화하지 못할거 같은데 지켜볼수 밖에 ᆢ

꽃무릇은 강열했던 빨강꽃이 다 사라지고 잎이 파릇파릇 올라왔다. 맥문동은 검정콩같이 씨앗을 맺었다. 구절초는 꽃마다 웬 날 벌레들이 앉아 있다. 국화가 피려나보다. 가을이니까 ᆢ

요즘 겹무궁화가 개량 품종으로 많이 나온다. 연보라색, 분홍색 겹무궁화 묘목을 들였다. 올해는 이미 늦었고, 내년에는 꽃을 볼수 있을거다. 댑싸리는 아직 퍼렇다. 조금 있으면 단풍들겠지? 페추니아는 연한 분홍색으로 핀 것이 색이 오묘해서 찍어 봤는데 이쁘다.

밥솥에 보름동안 쩌낸 흑마늘. 이게 그냥 마늘보다 몸에 더 좋다고 그러든디 ᆢ잠시 햇볕에 두었지만 껍질 까야지. 작약을 심었다. 중국작약이 시중에 저렴하게 나왔는데 이뻐서 3뿌리 들였다. 기존에 작약밭을 조금 더 늘려 자리를 마련하고 건초를 덮었다. 기존에 작약은 다 시들고 잎이 바짝 말라버렸다. 다음번에는 죽은 잎을 잘라야 할까보다. 붓꽃은 씨앗으로 발아시킨거 옮겨 심었다. 보라색이나 노랑색이나 뭐든 나오겠지. 이 자리가 비가 온 후에 물이 많이 흐르는 자리인데 물을 좋아 한다더니 쑥쑥 큰다.

밭에 심은 살구나무 잎에 까맣게 벌레가 붙어있다. 지난번에도 그랬는데 레드에덴 가지가 또 넘어졌다. 다행히 부러지지 않아서 세워서 묶어주었다. 촛점이 잘 안맞아서 그렇지. 장미 잎이 까맣게 얼룩점이 생기건 흑점병인거 같다. 또 약을 뿌려 주었는데 이게 장미에 처음 써보는 약이라 잘 방제가 될까모르겠다. 그리고 벌레는 해충약을 써야하는데 급하게 그냥 장미 뿌리려고 물에 탄 약을 살구나무에도 뿌렸다. 벌레 한마리라도 죽으믄 조크따.

본체에 방이 세칸짜리 였는데 벽을 다 터서 방 하나가 됬는데 문은 세개다. 실제로 사용하는 문은 하나면 되고, 나머지 문 두개는 문이 뒤틀려서 제대로 안 닫히고 보온이 안된다. 그래서 겨울 동안에 아얘 막아 버리기로 했다. 신선 식품 택배 올때 보냉제로 은박뽁뽁이를 싸서 보내주는거 모아 두었다가 이런때 써먹는다. 문에 보온용으로 은박뽁뽁이 붙이고, 보온벽지 또 붙였다. 올 겨울은 좀 따뜻할까?

찬 바람이 불면 곰국이 최고지. 지인께서 보내주신 한우곰탕거리를 솥에 넣고 여러번 끓인다. 이틀 동안 장작을 땠다. 집에서 가스불로 끓일수 없다. 장작불로 끓여대니 고소한 냄새가 좋다. 이렇게 곰국을 끓이니까 냄새 맡고, 동네 개가 들어 오기도 한다. 저녁에 곰국을 뜨끈 하게 불어서 먹고나니 몸이 녹는다. 고구마김치는 막내이모네서 준 고구마 줄기를 껍질 까고 다듬어서 담갔다. 고구마 줄기를 많이 주셨다. 시나브로 깐다고 하겠지만 눈이 빠지고 몸이 굳을 지경이다. 나는 조금 거들었지만 이렇게 힘든데 어머님은 그걸 삼일 내내 하셨다. 결국 고생해서 김치 담그고, 일부는 삶아서 냉장고에 보관하고 조금씩 꺼내 먹어야지. 먹는거 하나 장만하는게 이렇게 어럽구나.

오랫만에 언덕배기 올라 왔다. 그동안 잡풀과 덩굴이들이 뒤덮혀서 발을 디딜수가 없었다. 뜨거웠던 여름에는 손도 못대고 있다가 조금씩 더위가 물러가면서 잡풀 정리를 했다. 어머님은 이거하고 알러지 약도 드셨다. 공간이 생겼고 이제야 올라서서 집 안을 내려다 본다. 텃밭에도 꽃밭 만든다며 심었던 것들이 잡풀에 치여 숨도 못 쉬다가 잡풀 정리하니까 이제사 꽃을 피우고 있다. 늦었지만 때만난 천일홍, 메리골드.
나비들이 폴랑폴랑 날아다닌다. 햇살은 좋구나. 텃밭에도 천일홍이 있으니까 여기는 이제 정리해야지.

서쪽 정원 천일홍 밭은 진작에 꽃이 피고 씨가 여물어서 화색이 탈색되고 지저분하게 변하고 있다. 이제는 이걸 뽑아내고 구근들을 심을 란다. 튤립 구근 캐서 그늘에 양파망에 담아 보관하던걸 바구니에 쏟았다.색깔은 믹스. 그리고 진짜 양파만한 알리움(기간티움, 엠버서더) 구근 인터넷 구매. 콩스 지지대 주변으로 튤립과 알리움을 심었다. 그리고 건초 덮어주기. 내년 봄에 보자.
시골집에 도착하자마자 고영희씨 아롱이가 울어댄다. 처음에는 밥 달라고 우는 줄 알았다. 서둘러서 먹을 것을 준비해 줬는데도 냄새만 맡고 다시 울어댄다. 아기냥이 한 놈은 수돗가 옆에 누워서 버둥거리며 울어댄다. 뭔가 싶어서 자세히 봤는데 어딘가 아픈거 같다. 못 먹어서 그런가?입에 물도 대주고 우유도 대주고 했는데 스스로 먹지 못하고 축 늘어진다. 다른 일을 하고 돌아와보니 뻣뻣해졌다. 죽었다ㅠㅠ 호두나무 아래에 묻어 주었다. 어머님과 얘기하다보니 주변에 어디서 약을 친거 같다. 주변 이웃들은 농사를 지니까 고양이들을 싫어한다. 밭을 파헤치니까 그렇지. 예전에도 여러번 고양이들이 이렇게 죽었다. 어미 아롱이에게는 네마리 새끼 중에 한놈만 남겨졌다. 지금은 죽은 새끼를 부르면서 다닌다. 울음소리가 다른거 같다. 불쌍한 냥이 가족을 위해서 사료 사다가 먹을거 더 챙겨 주었다. 남은 새끼 한마리라도 잘 건사하길 바래본다. 저녁 먹은 후에는 흑마늘 껍질까고, 둥글레 뿌리 다듬고, 도대체 몇년을 묵은건지 모르는 어마한 더덕 캔 것을 보고 놀랐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아파트는 외풍이 없어서 몰랐는데 시골집은 보일러를 돌리지 않으면 하루 저녁도 있을 수가 없다. 시골은 더 춥다. 위도 상으로는 더 낮으니까 따뜻해야 할거 같지만 아니다. 이제는 겨울 준비도 조금씩 해야 한다. 일년초 채종 하고, 보온제 싸 주는거 날씨 잘 체크하고 계획 잡고, 이식 할거하고, 시들어 진거 뽑아 정리하고 ᆢ이게 내년을 준비하는 과정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