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한옥 일기 240506

이제 점점 양귀비가 개화를 서두른다. 새차게 오는 봄비에 고개는 푹 숙이고 제대로 얼굴은 안보준다. 며칠간 흩날리던 송화분은 겹양귀비 꽃 위에 내려앉아 꼬죄죄해졌다. 어쩌겠어. 더 다양하고 많은 꽃이 피길 기대해본다.

보라색 계열이 많다. 중앙부가 흰색, 보라색, 노랑색,겹흰색 뭐 조금씩 다른데 전체적으로 얼핏 보면 다 그게그거야. 매발톱이 교잡이 많다고 했던거 같아. 다음 번에 어떤 매발톱이 나올까?

능수홍도가 콩만하게 결실을 했다. 점점 익으면 효소 담궈보자. 잔디는 티도 안나게 씨앗을 달고 있다. 질퍽한 앞마당을 잔디가 잘 덮고 세력을 뽑내는데 히야~ 잡초는 못당해. 그 촘촘한 잔디 틈 속에서도 잡초가 난다. 기단 처마 아래에 원추리 꽃이 피고지더니 씨방을 달았다. 때를 잘 못 맞추면 씨방 털릴라.

사진 편집하면서 또 능수홍도가 또 들어갔네. 노란 꽃을 피웠던 산수유가 자세히보니 열매를 달았다. 점점 커지면서 빨갛게 익어갈테지.

능소화는 처마 기둥에 올려주었더니 빗물받이를 뚫고 지붕 위로 올라섰다. 적당히 해라. 지붕 망가뜨리면 잘라줄테다. 어딘가에는 오래된 능소화가 멋있게 커서 명소가 되었다는 얘기도 있더라. 하이베리쿰(물레나물)은 원예품종으로 개량되어서 나오는게 빨강 열매가 너무 귀여웠다. 열매를 잘 말렸더니 씨방이 벌어져서 미세한 씨앗이 나왔고, 혹시나 파종했더니 느리지만 잘 자라주었다. 노지에 옮겨 준지 꽤 됬는데 겨울에는 지상부 가지가 다 말라서 죽은거 같았지만, 봄이되니 새순을 올리고 발그레하니 색소도 올렸다. 올해는 꽃 피울까? 레몬 화분은 노지월동이 잘 안되서 겨울에 뽁뽁이 옷을 입혀 주었더니 뿌리는 살아서 다시 새순을 내었다. 한 화분에 토끼꼬리 풀이 복실복하게 같이 살고 있다. 강아지풀 비슷한데 정말 토끼꼬리 모양으로 짧망하다. 너도 귀여워. 다들 생명력 강하게 살고 있다.

헤르쵸킨, 에덴로즈85, 젤라또, 콘스탄스, 무명이 ᆢ 다들 꽃봉오리 달고 해가 반짝이기를 기다리는거 같다. 지난 번에 레드에덴, 안젤라 꽃봉은 해충에게 흡혈 당하고 시들어 말라 버렸다. 에궁 ᆢ그래도 장미의 계절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내사랑 장미들 하나씩 늘어나는건 좋은데 점점 헛갈려서 이름표를 잘 달아야지. 집 베란다에서 키우던 절화장미 마담굴리아는 보험이도 없는데 과감하게 노지로 이사 시켰다. 상태가 그닥 좋은 편은 아닌데 자연 속에서 더 잘 커보라고. 그리고 작은 장미는 임마누엘 삽목이. 분명 장미 근처에 놨을 이름표(자갈돌)가 떨어져 있다. 이름표는 있는데 장미는 어디 있다냐? 찾아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 ㅎ 이러다 분실되겠네.

에덴로즈85는 새순이 튼실하게 올라왔는데 어우 빨갱이가 나왔어. 색소가 다 여기로 몰린듯. 역시 꽃봉오리를 달았는데 잎새에 가려서 안보인다. 젤라또 삼총사는 하나를 문간채 옆 화단으로 이사 시켜주었는데 잘 살고 있다. 절화 삼목이. 너도 잎새 뒤에 꽃봉 숨기고 있는거 안다. 너의 미모를 보여줘.

수레국화가 양귀비와 함께 개화 시작인데 오는 비 맞고 다 쓰러졌다. 작년에 채종을 제대로 못했는데 다양하게 꽃을 피워주려나? 궁금하다.

베란다에서 키우던 장미 마담굴라아를 장미 정원에 옮겨 주려고 데려왔다. 음~미안하지만 철쭉 니가 자리를 비워주라. 철쭉을 캐내고, 주변 정리를 하려고 옆에 있던 수선화랑 삼백초를 뽑았다. 그리고 돌도 캐냈다. 우어 몇개나 캐내는데 쩔쭉 넌 이런데서 어떻게 살았니?

철쭉을 캐냈으니 자리를 마련해줘야지. 마당 테두리 (앞집 담장 아래)에 땅을 열심히 팠다. 엉? 이건 또 뭐냐? 호미 끝에 걸리는거. 돌밭인 줄 알지만 더 파 보자. 어? 꿈쩍도 안하는게 바위 수준인걸? 아까 장미 심는다고 힘을 뺐더니 더 이상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괜히 담장 아래인데 무리하게 돌 캐내고 땅꺼짐으로 오래된 담장이라도 무너지면 곤란하니까ᆢ 살짝 옆으로 다시 호미질을 한다. 그래도 어지간한 돌은 또 나오긴하네. 겨우 철쭉을 심어주고 내년에는 꼭 꽃피렴 당부를 남긴다.

대왕 백철쭉은 저 자리에서 얼마나 있었나? 나는 모르지만 관목 수준을 넘어서 나무 수준이다. 지난 번에는 꽃봉오리 였는데 만개했다가 비까지 쳐 맞고 만신창이가 되었다.

저 뒤에는 진분홍 철쭉이 대왕 백철쭉만큼 큰게 있는데, 정글 속에 있어서 일부만 보이네. 바깥 정원은 늘 빽빽하게 틈이 없다. 비오는 날 시골집 수채화. 지난번 밝은 날 사진.
날씨가 흐려서 갈수 있나없나 일기 예보를 수시로 봤다. 어린이날 전후로 전국적으로 비 예보였는데 ᆢ다행히 굵은 비가 가랑비로 바뀌어서 어서 가자~ 흐린 날이지만 딱히 물 줄거 신경 안써도 되고 이런날 할 일이 따로 있지. 집에서 데리고 간 마담굴리아랑 취나물 옮겨 주고 잘 살기를. 문간채 정원에도 노랑매발톱은 너무 많은거 같아서 또 밭 테두리로 옮겨 심고, 능수홍도화가 담장 아래에 자연발아 해서 난거 발견했는데 소중하게 장미 삽목방으로 옮겨주었다. 당분간 안전한 자리에서 몸집 불리라고. 이발소 개장. 수선화는 꽃이 다 지고 잎사귀만 남았는데 비가 좀 왔다고 다 쓰러져서 결국 이발을 했다. 민트도 엄청 번졌는데 이게 벌레 잘 안생긴다고 해서 좋긴한데 너무 왕성하니까 이발 좀 했다. 잡풀은 늘 성가시다. 수국 삽목방 잡풀. 음~거긴 안되지. 수레국화 몇무더기는 쓰러지지 않게 끈으로 묶었다. 시골집은 요즘 각종 새순 나물들로 마트 개장 성황 중이다. ㅎ 이것도 건강 챙기고 시중 마트에서 구경하기 어려운 것들이라 감사하게 생각한다. 일단 집에 가지고 오면 다시 고르고 다듬고 손은 많이 가고 귀찮다 할 수 있지만 항상 챙겨주시는 어머님께 감사하다.
내용 첨: 오이 모종 10개를 장에서 사다가 심었다. 근데 종묘사 사정이 있어서 10개에 천원이란다. 이건 싸도 너무 싸다. 잘 키우면 실컷 먹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