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한옥 일기 240408

우리집 웰컴 나무. 오색동백은 올 해 썩 맘에 안든다. 다채롭게 꽃이 피어서 좋은데 비가 좀 왔다고 꽃이 많이 상했다. 꽃잎마다 온전하지 못하고 시든 부분이 있다. 그리고 표시 된 부분은 가지가 휑하니 비었다. 모냥 빠지게 아이참~~

알록달록 빨강꽃 흰꽃. 보통 동백 꽃은 멀쩡한 꽃이 댕강 떨어지는게 일반적인데 ᆢ 이번에 시든 꽃을 힘들게 달고 있는건 뭔지? 지저분해 보여서 손으로 떼줄까 하다가 그냥 뒀다.

몇해 전에 구근을 사다가 많이 불렸다. 올해도 예쁘게 개화 했다. 기특하다. 낮에는 활짝 피었다가 저녁에는 오므린다. 다음에는 더 촘촘하게 심을까보다. 엉성하게 보이네.

우리집에 수선화가 몇종류 있는데 지금은 이 두가지가 예쁘게 개화했다. 일찍 피었던 수선화는 이제 시들해 졌다. 며칠 전에 비만 안왔다면 좀 더 싱싱했을텐데 ᆢ

시골집에 도착하자마자 보일러 부터 점검했는데 아무리 전원 버튼을 눌러도 컨트롤 박스가 먹통이다. 처음에는 전기가 안들어오나? 코드를 안 꽃았나? 여러가지 이유를 따져봤고, 서비스센터에 전화도 걸어봤지만 주말공휴일이라 전화도 안 받는다. 아고 답답혀. 우짜지? 보일러실에 본체는 웽~하니 낮은 소리로 돌아가는거 확인했다. 그러면 컨트롤 박스가 문제 던지 ᆢ 컨트롤 박스와 본체를 연결하는 선이 문제던지 ᆢ그런거 아닐까? 컨트롤 박스가 고장이면 이거 교체해야 되고, 선이 문제면 선을 교체해야 하고 뭐 그런건데. 지금 당장 박스를 교체 할수도 없네. 선은 교체하기 어려우니 아예 때버리고 본체와 박스를 직접 연결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전기는 안전하게 전원 코드 뽑고, 컨트롤 박스와 본체의 두가닥 전선을 하나씩 엮어서 테이프 붙였고 중간 선을 건너 뛰어버렸다. 요로코롬 짧아진 선. 전원 코드를 꽂고 전원 버튼을 누르니까 오메 할렐루야 전원이 들어왔고 보일러가 작동한다. 대신 방 안에서 편하게 작동은 불가하고 보일러실 까지 일부러 움직여야 하지만 아쉬운데로 사용가능해졌다. 데헷. 이거 해결 안되면 잠은 못 자고 일찍 집에 가야 할 판이였다.

명자나무 개화. 분홍이와 빨강이. 우리집은 분홍이 명자나무가 훨씬 많다.

대문 밖으로 늘어진 능수홍도. 한옥의 정취를 더 멋지게 해준다. 개복숭아 열매가 달리면 따다가 효소 담그면 매실 효소처럼 두루 이용하고 몸에는 더 좋다고 한다.

노랑민들레가 대부분이지만 이렇게 흰민들레도 가끔 보인다. 민들레 홀씨는 아직 흩어지기 전인데 폼폼처럼 보슬보슬 보드랍게 보여서 한장 남긴다.

이번에는 엠마뉴엘(데이비드오스틴)과 레드에덴(메이앙로즈)이다. 엠마뉴엘은 집 베란다에서 키우다가 처음에 거의 죽었던걸 다시 회생해서 살려놨다. 더 튼튼하게 크라고 야외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일명 우리집 장미존에 한 자리 내주었다. 겹이 풍성한 크림색 꽃을 피는 종류인데 얼른 예쁜 꽃을 보고 싶다. 레드에덴로즈는 빨강색 덩굴 장미인데 얼마 전에 택배로 받고 둘 데가 없어서 내내 빛도 잘 안드는 세탁실에 있다가 시골집 쪽문 옆 돌담 아래 자리를 잡아 주었다. 오벨리스크로 올려줘야 겠는데 아직 준비가 안되서 아직 벤드도 못 풀고 있다. 다들 개화가 기대된다.

꽃잔디는 화사하니 잘 크고 있다. 미쓰김 라일락은 이제 부케처럼 뭉쳐있는 꽃봉오리가 하나두개씩 터지고 있다. 어머님이 좋아하는 소듕한 명이나물을 밭 한자락에 옮겨 심었다. 인터넷에서 사다가 집에 대충 화분에 박아두었던걸 이제야 정식하게 됬다. 혹시라도 잘 못 될까봐 물도 주고, 누가 모르고 밟을까봐 활대로 표시도 해두었다.

이번에 새로 심은 살구나무 홍천간도 새순이 뿅뿅 나왔으니 잘 살았고, 아주 쬐끄마한 오미자 묘목도 새순을 냈다. 처음에 분명 5주 심은거 같은데 4주 밖에 안보이고 그나마 1주는 완전히 비실거린다. 그래도 잡풀더미 속에서 살아남은게 어디냐며 기쁘다. 능수홍도 나무 아래서 자연 발아한 복숭아. 드디어 첫꽃을 피웠는데 엄마랑 똑닮은 꽃을 피웠다. 과수는 교잡이 생길수 있어서 모주와 다른 것이 나올수 있다. 혹시나 싶었는데 예쁜 진분홍 꽃이라서 좋다. 관상수로서 가치가 크다고 할까?

보리수가 빨갛게 익으면 열심히 따기만했지 이렇게 꽃이 피는 줄 몰랐다. 머위 새순은 제법 커버려서 많이 쓰다고 그러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잎장은 떼어내고 줄기만 먹는다. 머위꽃. 이것도 생전 본적이 없는데 우리 시골집에는 많다. 당근 수확. 보잘것 없는 수확이다. 모양새도 크기도 ᆢ그래도 농약 하나 안하고 키운 거니까 좋은거다.

앵두나무 하얗게 개화 했다가 거의 지고 있다. 올해도 닥지닥지 달릴거 같다. 사과나무는 은혜로운 미니사과 품종인데 주변정리 하다가 그만 뚝 부려졌다. 아까워하고 있는데 어머님이 부목(깁스)대어주면 살수 있다고 그러네. 다른 나무가지를 박아서 끈으로 묶었다. 제발 ~

보통 제비꽃은 보라색, 연보라색 이런색으로 피는데ᆢ남산제비꽃은 흰색으로 핀다. 순수해 보인다. 앵초는 아직 개화 전이다. 잎사귀가 톱니처럼 생겼다는 특징이 있다. 요즘은 엄청 다양한 개량종, 외래종이 나오더라구. 스트렙토카르푸스(스카푸)라고 하더만.

빠뜨린 사진 몇 장. 아무 제목 없이 엮어봤다. 문간채 아래 흰수선화는 아직 다 개화를 못했다. 지난번에 심은 완두콩은 귀엽게 뿅 나왔다. 황매화 옮기기.
이번에는 시골집 가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ㅡ파종: 목화, 치커리, 상추, 메리골드,설악초, 단호박,금관화.
이제는 텃밭을 꽃밭으로 조금씩 내어주게 생겼다. 꽃이야 피워주면 고맙지만 수확 작물은 매일 돌봐줄수 없어서 별 재미가 없다.
ㅡ이식: 황매화, 엠마뉴엘(장미),레드에덴로즈(장미),파뿌리, 명이나물, 차수국.
황매화는 밤나무 아래 군락지가 있었는데 작년부터 틈틈이 조금씩 파서 텃밭 테두리로 경계 삼아 옮겨 심었다. 이번에 거의 다 옮겼다. 그리고 그 자리를 조금 골라주고 메리골드를 쫙 뿌렸다. 메리골드가 볼수록 꽃이 고급지고 오래 개화하고 꽃차도 만들고 장점이 많은거 같다. 교회 화단에 메리골드가 우리집꺼랑 좀 다르게 이뻐서 씨방이 달렸을때 채종해 두었다가 이번에 뿌렸다. 차수국은 집에서 삽목해서 조금 키운걸 장미존 한켠에 줄지어 심었다.
ㅡ채취: 시골집 마트. 나는 뭐가 뭔지도 모르지만 어머님이 장바구니 한가득 뜯었다. 오가피순, 고추잎나물, 딱총나무순, 둥굴래순, 방아잎, 두릅, 삼채나물, 쑥 ᆢ이것들은 일반 마트에서는 구할수가 없는 것들이다. 시골집은 보물이 많다.
ㅡ한 일: 하수구 입구 정리. 마당에 흐르는 물줄기가 하수구로 모인다. 그런데 입구가 토사로 막혀 있어서 물이 잘 안빠지는데 그걸 정리했더니 물이 잘 빠진다. 그리고 결과가 담장 아래 수도개량기 주변으로 물이 스며 나오는게 줄었다. 그니까 마당에 고이는 물이 스몄다가 나오는 자리라고 보면 되겠네. 진작 했어야 하는걸 몰랐네. 산성 언덕배기에 뽕나무를 건너편에서 임의로 베어서 우리 쪽으로 쓰러뜨렸다. 한참 전에 그랬던건데 싸우기 싫어서 아무말 안했고, 이번에는 그 쓰러진 나무를 조그맣게 잘라서 정리했다. 완전히 다 하지는 못했다. 생각보다 꽤 큰네. 이게 우리 감나무를 걸치고 있어서 이제 새순도 나오고 생장에 방해될거 같았다. 톱질하는거 힘들. 물은 마셔도 계속 갈증나고 이온음료를 마셔야한다.
이렇게 시간을 내서 여유있게 다녀오니 뭔가 일 좀 했구나 싶다. 일이라는게 쉬엄쉬엄 해야지 하는게 머리로 아는거고, 실제로는 눈에 보이는데로 움직이는 습성때문에 내가 얼마나 일 했구나는 몸의 반응으로 안다. 오늘은 그래서 진통제 좀 먹었다. 헤헤. 그런데 기부니가 좋은걸 그게 중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