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한옥 일기 220911

겹채송화가 매일 피고지고 한다. 씨방이 어떤건지 꽃봉오리와 구별을 못하겠네. 채종하려고 눈여겨 보는데 아직도 모르겠음.

백일홍은 꽃 안에 노랗게 작은 꽃들이 가운데 동그랗게 핀다.

바깥 정원 음침한 곳에 있던 상사화를 캤다. 곳곳으로 옮겨 심었는데 호랑이무화과 근처 화단에 주로 많이 심었다.

태풍이 지나가고 밤은 거의 다 떨어졌다. 그래도 아직 남은 밤들이 떨어지니 누워야지. 밤줍기 장비. 기다란 집게, 두꺼운 장갑, 소쿠리. 감도 많이 떨어졌다. 대봉인데 아깝다. 그래도 다 떨어진게 아니고 남아 있는게 있어서 다행이다.

정원등에 큼지막한 날벌레가 나방인가? 앉아서 일광욕을 하고 있다. 국화 닮은 꽃인데 국화는 아니고 ᆢ뭔지 모르겠다. 뒷집 할아버지네 호박넝쿨은 우리집으로 다 넘어왔다. 할아버지가 호박 따 먹으라고 하셨는데 저기 늙은 호박 보인다. 문간채 처마가 보인다. 엉성하긴 해도 작년 여름에 땀 흘려 보수한 것이라 뿌듯해서 자꾸 보게된다.

수국이 보라색이다. 처음에 심었을때는 파랑색이였는데 색이 변했다. 지난 번에 한랭사 망 씌워 둔 무가 무럭무럭 큰다. 올 해는 벌레 안 주고 잘 키워서 김장 할거다. 두고 봐라. 들깨는 너무 잘 됬다. 들깨도 수확할 수 있을거다. 황매화는 밤나무 아래에 한 무더기가 있다. 이게 모기도 많고 너무 음침한거 같고 밭의 효율성을 고려해서 밭 가장자리로 옮기려고 확 쳤다. 삽목도 잘되는 수종이라 걱정스럽지는 않다.

두가지 종류 무궁화가 개화 했길래 사진을 찍었다. 얼마전 기사에 이 무궁화에 좋은 성분이 발견 됬다고 하던데 한국사람들 뭐가 좋다더라 하면 남겨두지 않을텐데 ᆢㅋ

위에 두장 사진은 황철쭉 꽃눈, 아래 사진은 오색동백 꽃눈. 겨울을 잘 보내면 내년 봄에 꽃을 피울거다.

언덕배기에 꽃무릇이 무쟈게 올라왔다. 얼마 전 만해도 잡풀이 무성해서 볼수가 없던 자리였다. 날씨가 워낙 더워서 무리하면 안될거 같고, 모기와 벌이 어마 무시한 자리인데 ᆢ 날씨가 한풀 꺾이고 나니 낫과 함께 홈키파 한통 들고 돌격했다. 잡풀을 적당한 시기에 정리해주니 꽃무릇이 우후죽순같이 올라왔다. 중정에 봄에는 수선화가 한창이던 자리에 지금은 꽃무릇이 꽃대를 쭉 빼고 있다. 빨강꽃이 다 함께 개화하면 장관일텐데 ᆢ

언덕배기 아래 정원에 작은 공간에 돌산갓을 심었고 두번째로 한랭사를 씌웠다. 올해는 갓김치도 먹을테야. 활대는 한켠에 방치된 폐목재 중에 대나무를 꺼내와서 두꺼운 것은 낫으로 갈라주고, 뻣뻣하게 말라 있으니까 물을 적셔서 휘면 부드러워진다. 활대 3개를 정리해서 밭에 박았는데 길이가 재각각이라 높이가 다르게 됬다. 그래도 지난번에 한번 해 본 솜씨로 혼자 했다. ㅋ 멀리 그늘에서 땀을 닦으며 한장 사진 남긴다. 어머님은 아래 텃밭에서 구슴땀을 흘리고 계신다.

꽃씨 중에 가을에 뿌려야 하는 것들이 있다. 오늘은 밤나무 아래 밭에서 흙 퍼 담은 사각화분에 미니팬지를 파종했다. 그리고 놀고 있는 원형화분에 백리향을 파종했다. 대박 발아 빠샤~~~

네쪽 짜리 살창 세개째를 겨우 끼워 넣었다. 창을 만들때 너무 크게 만들었는지 한참을 위아래로 깎아대고 몇번을 오르락거리며 씨름을 했는지 모르겠다. 이번이 이때까지 창을 끼워 넣은 중 제일 까다로왔다. 보기에는 다 같아 보이겠지만 ᆢ다음번에 마저 한개 끼워 넣으면 된다. 대충 대어보니 마지막 창은 수월할것 같아.

대망의 달 구경. 뉴스에서 그랬는데 100년만에 완벽한 보름달이란다. 그 동안은 달이 덜 차 있어던 것. 초저녁부터 보름달을 보기위해 여러번 달을 확인하고 시시각각 사진을 찍었지만 구름때문에 사진을 제대로 찍지는 못했지만 달을 보면서 마음으로 소원도 빌고 망원경으로 달 구경도 했다. 옆에 작은 반짝이는 것이 화성이다. 엄청 반짝거린다. 사진으로는 직접 보는것만 못한거 같아. ㅎ 추석에는 달구경이지.
지난번에 오목눈이 딱새 가족은 태풍에 둥지가 나무에서 떨어지면서 새끼들이 바닥에 떨어졌다. 어미새는 무슨 변고가 있는지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리 아기새를 주워서 둥지에 올려 주었던들 어미새가 없으니 안따까운 결말을 나았다. ㅠㅠ 나는 이번에는 별로 힘들게 움직인게 없다. 그런데 잠을 잘 못 잤는지 모가지가 안 움직인다. ㅋ 파스를 바르고 붙여도 영 신통치 않다. 죽을 병 아니니까 며칠 고생하믄 낫겠지. 어머님은 땀을 그렇게 흘리면서 잡풀 정리하고 정원을 쉴새없이 다니셨다. 가끔 음료수를 챙겨드리긴 했지만 별로 지치는 기색이 없으시다. 건강하게 욺직이시니 감사하다. 어머님도 정원 가꾸는게 취미시라 ᆢㅎ 추석에 시골집에 와서 낮에 일도 했지만 밤 까먹고 달구경하고 놀았다. 시원한 밤 공기가 도시와는 비교불가다. 돌아오는 길은 평소보다 조금 막히긴 했지만 수월하게 왔다. 나는 이렇게 추석 명절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