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한옥 일기
좌충우돌 한옥 일기 200802
진사만사
2020. 8. 2. 22:11
-오늘의 꽃. 작두콩꽃, 고구마꽃, 옥잠화꽃
-감자 찌기. 껍질을 깐다. 고구마가 자잘해서 껍질까기 곤란하다. 그나마 초록으로 색이 변한 부위는 가차없이 깎아낸다. 이래서 먹을게 있겠나? 소금, 설탕 적당히 넣고 삶는다. 그래도 포슬포슬하니 넘 맛있다. 며칠째 간식으로 감자 쩌먹었다.
-수확. 고구마줄기 껍질까서 새우 넣고 볶아먹으면 마시따. 마씨는 울어머님이 몸에 좋다며 밥 지을때 넣으신다. 해바라기씨는 잘 말려서 까두면 고명으로 쓰고. 작두콩은 뭐에 좋다고 하는지 알아봐야지.
-장마. 올 장마는 지겹다. 비도 많이 오고 곳곳에 수해도 많은데 시골집은 다행히 큰 피해가 없다. 예전에는 장마가 오래되면 방에 불을 피웠다고 그러더만 우리 시골집 부엌 바닥은 난방시설이 없다. 장판에 온도 차로 생기는 이슬. 기둥 받침석에 맺히는 물이 줄줄 흐르게 생겼다. 에혀 빨리 장마가 지났으면 좋겠다.
-무너져 내리는 흙벽과 천정. 더 큰 비가 온다거나 태풍이라도 온다면 위험할거 같아서 서둘러 시멘트라도 발라 본다. 틈도 막아 준다. 기둥과 보에 웬 못들이 많은지 다는 아니여도 일부 제거하고, 벽지도 일부 제거.
-문간채 서쪽벽 기둥. 위아래로 홈을 파고 작기로 들어 올리고 드디어 끼워 맞췄는데 ᆢ 결과물이 맘에 안든다. 상부 목재가 비틀림이 있어서 기둥을 끼우니 틈이 생기네. 에라이. 그래도 기둥을 끼워 놓으니 맘이 안심이되네. 이거 작업하는데 말벌이 방 안쪽에 집을 지었는지 얼마나 드나들면서 붕붕대던지. 몇번을 쉬었다가 벌이 나가길 기다린다. 괜히 건드렸다가 사단나는거보다 낫지.
-목재 탁자. 이 장마에 틈이 생긴 상판에 곰팡이가 낀다. 샌딩을 하고 수성바니쉬 도장. 아직 마르지 않은 상태라 빤딱거리지만 반광 바니쉬라 광택이 좀 빠질거다. 수성바니쉬가 잘 마르는 편이고 바르기도 부담없는데 좀 얇게 발린다. 두번 이상 도장해야 좋을거 같다.
장마 기간에 휴가가 꼈다. 며칠은 집에서 뒹굴면서 쉬고 며칠은 시골집에서 비를 맞으며 일했다. 요즘엔 휴가라도 맘놓고 휴양지 가기도 어렵고, 자녀들과 가족들이 방학, 휴가가 엇갈려서 애매하다는 주변분들이 있다. 고딩 딸은 이제야 방학이라는데 고작 2주. 8월 중순에 개학하면 1학기를 마저하고 9월부터 2학기란다. 이런 학교 일정은 처음이다. 옆지기도 일때문에 집에 남아 주부없이 애들 챙기는데 배달음식과 인스턴트 음식. 며칠이니까 상관없지 오래하라면 지칠거다. 그래도 어지르지 않고 살림 해냈으니 잘한거지. 재활용품, 일반쓰레기 잘 분류했네. 장마에 빨래해서 말린다고 애쓰고. 시골집 보수하느라 땀을 쏟았지만 가족들은 자기 역할을 하면서 꿈과 희망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