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한옥 일기

좌충우돌 한옥 일기 20200223

진사만사 2020. 2. 23. 21:31

 

 

 

 

 

 

 

 

 

옆에 밭과 경계에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원래 길이 아니였는데 동네 사람들이 지름길 삼아 다니는데 내 땅이라고 못다니게 막아버리는건 야박한거 같아서 경계를 표시나게 하려고 여기저기 난 사철나무를 뽑아다 옮겨 심는다.

 

청매화가 꽃 피우려고 용쓰는 중이다. 매실이 조롱조롱 달리겠지.

 

나는 블루베리 심는다고 땅 파고 있다. 땅 파는데 저쪽에는 어머님이 돌벽을 쌓는다.

 

상사화가 철쭉 밑에 군락으로 움을 틔우고 있다. 분명 철쭉에 가려서 햇볕도 못보고 제대로 클수 없을거 같다. 옮겨 주려고 뿌리를 팠다.

 

상사화 알뿌리가 훨씬 더 많은데 몇개 캐다말고 찍어서 이거 밖에 없어보이네. 두대야쯤 캤다. 아직도 곳곳에 상사화가 올라오고 있는데 생장에 지장없는 구역은 건드리지 않았다.

 

옮겨 심기.

 

화단 경계석도 만들었다. 이 구역에 며칠 있으면 수선화가 개화 할거 같다. 꽂대가 쪽 올라왔고 다음 주에는 분명히 피겠지?

 

스티로폼 박스에 해바라기씨 심었다. 싹이 나면 이식해야지. 해바라기씨가 까먹으면 맛있는데 ᆢ 어렸을때 아부지가 담 밑에 해바라기를 심었는데 쥐가 씨를 거의 다 파먹었던 기억이 난다. 쥐란 놈과 전쟁을 치른 옛생각과 아버지를 잠시 그리워 한다.

 

텃밭에서 마당으로 올라오는 계단쪽에 땅 고르기. 경사가 약간 있는 지역인데 흙을 파다가 화단에 옮긴다. 흙 파다보면 돌들이 제법 많이 나온다. 돌은 골라서 화단 경계석으로 쓰면되니까 모아둔다. 기계로하면 엄청 쉬운 일이겠지만 우리집 노동력은 기계를 바라지 않는다. 머니가 들어가잖아. 저 노란대야에 흙을 얼마나 파서 날랐을까? 호미와 부삽으로 너무 열심히 했나? 일할땐

몰랐는데 집에 오니까 손목이 아프다. 저녁에 파스를 붙이고 자야지.

 

시골 한옥은 점점 이뻐지려고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가족들은 더 이쁘게 가꾸려고 노동을 아끼지 않는다. 봄이 오려는게 확연히 느켜지고 평화롭고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기대된다. 이게 행복인가 보다. 집에 도착해서 뉴스를 보는데 코로나19가 더욱더 확산하고 있었고 내가 움직이는 동선에 확진자 동선이 겹친다. 걱정이 많이 되고 조심해야 한다. 세상은 이렇게 시끄러운데 시골 한옥집은 평화롭고 새들이 지저귀며 토리가 반겨준다. 완전 다른 세상이다.날씨가 더 풀리고 적당한때엔 텃밭에 각종 모종을 심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