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한옥 일기

좌충우돌 한옥 일기 20200215

진사만사 2020. 2. 15. 20:49

 

 

 

 

 

 

 

 

 

 

묘목 심기. 겨울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심고싶은 유실수를 많이도 샀다. 요즘은 세상 편해져서 묘목을 인터넷으로 구매 가능하다. 며칠 전부터 고민해서 과실수 품종을 골라서 배송 받았다. 배송 받고보니 많아서 집안에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래도 얼른 심고 과실을 주렁주렁 달아주면 좋겠다. 농부의 마음이 그럴까? 풍년을 기대하는 마음. ㅎ

 

오늘 저녁이나 낼 비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비 오기 전에 심으려고 계회을 잡았는데 모레쯤은 영하로 떨어진다고 하네. 우째쓰까이~~~ 어린 묘목이 얼어 죽으믄 안되니까 뽁뽁이비닐로 싸준다. 엉성한가?

 

언덕에 하얀비닐 뒤집어 쓴게 묘목이다.

 

쩌~~기 밤나무 뒷편 경계에도 하얀비닐 ᆢ

 

묘목 리스트. 전부 다 유실수. 찍 줄그은 것은 이미 구매한거. 나머지 몇개 남았네. 근데 수분수가 필요하거나 암수 구별이 있는 나무가 있는데 세심하게 고려를 못해서 추가 구매가 필요하다.

 

곳곳에 싹을 틔우는 구근들. 정체는 아직 정확하지 않지만 꽃대도 올라오는게 웬지 수선화 같다.

 

화단쪽에 작은 오솔길을 내었더니 바닥돌 틈 사이로 삐죽 올라온 새싹. 하필이면 그 자리에 있었을까. 파내어 옮겨 준다.

 

여기엔 돌 경계 표시를 했다. 밟을까봐 ᆢ

 

저녁부터 온다던 비가 벌써 낮부터 온다. 어머니는 식사하고 휴식도 없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비가 올때 단도리를 해야지.

 

기단 아래 돌틈에 맥문동을 심었다. 언덕에 밭에 여기저기 맥문동이 있다. 꽃대가 쪽 올라오면 보라색 꽃이 피겠지. 그거 파서 옮겨 놨다. 우리집 정원 하다 못해 탓밭에도 뭔가가 무궁하다.

 

전 주인은 정원을 이쁘게 가꿨다는데 그게 방치된 세월이 꽤 오래다. 작년 여름엔 너무 덥고, 벌래도 많고, 덩굴과 잡초가 무성해서 엄두를 못냈다. 너무 심난한 나머지 아버님이 잡초 제거한다고 하다가 벌에 쏘여서 병원 갔었다. 이렇게 원시 밀림 같았던 곳을 쌀쌀한 때가 되어 잡초가 말라들었을때 거두어서 태웠다. 그 곳에 그 무엇이 섞여 있었던지 모르겠다. 봄이 다가오니 서서히 실체가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그 동안 막 밟고 다녔는데 이제는 바닥 잘 보고 다녀야 한다.

 

사계절을 지나면서 때때로 변하는 정원을 꿈꾸며 기대한다.